소화불량과 위염을 안고 사는 한국인들. 위염에서 위암으로 가는 고리를 끊을 수는 없을까요?
국내에 조기 위암 내시경을 도입한 김재준 교수. 위암치료의 대가인 그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만성 위염이 진행되다 보면 암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암이 생기는 고리를 끊을 수 있으면 제일 좋은데 헬리코박터 치료를 하시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당신의 위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 지금부터 명의와 함께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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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모를 소화불량 어떤 병일까?
복진을 한다는 건 종괴가 만져진다든지 간으로 전이됐을 때 간이 커지면 간비대가 있을 수 있으니까 복부진찰을 하게 되고 목을 만져보는 이유는 위암이 주변으로 많이 전이되면 목에 있는 임파절로도 전이가 됩니다. 그런데 조기 위암일 경우에는 그런 소견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를 진행합니다. 소화불량의 증상은 다양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 만큼 김교수는 환자의 위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배의 왼쪽 윗부분에 자리한 위는 처진 주머니 모양의 소화기관입니다. 두께는 3~8mm , 용량은 약 1.5 liter에 해당하는데요 식도와 십이지장 사이에 있는 위는 위쪽부터 위저부, 몸통 부위인 위체부, 아래쪽에 전정부로 나뉩니다. 위벽의 근육은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어 활발한 위의 연동운동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온 음식물을 쥐어짜고 위를 수축, 팽창하는 운동과 함께 위액이 분비돼 음식물을 암죽과 같은 상태로 만듭니다. 무색투명하고 점성이 있는 위액은 강한 산성을 띄는데요. 위액 속 염산 즉 위산분비는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됩니다. 그렇게 분비된 위산은 음식물에 있는 미생물을 죽이는 살균작용과 단백질 분해 등의 소화를 돕습니다. 위에 음식물이 들어온 뒤 2~3시간 뒤, 다음 소화기관인 십이지장으로 내려보냅니다.
그렇다면 위염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음식 섭취, 특정약물,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갑작스럽게 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를 급성위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원인들이 오랜기간 개선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염증으로 인해 점막의 재생속도가 손상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를 만성위염이라고 합니다. 만성위염은 정상적인 위샘이 사라지고 위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되는데요. 위축성 위염이 되면 핑크색이 되어야 하는 위 조직이 하얗게 되고 혈관이 비치게 됩니다. 또 위산분비가 줄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습니다. 위축성 위염은 우리나라 성인 약 30% 에서 관찰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뚜렷한 증상은 없습니다.
뚜렷한 증상이 없는 만성위염과 달리 흔히 신경성 위염으로 불리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어떤 질환일까요?
이 질환은 소화불량, 복통, 트림, 속쓰림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위와 관련한 증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원인을 찾기 위해 검사를 하지 않습니까? 위궤양, 위악성양 이런 증상을 설명할 만한 기질적인 질환이 있으면 이 증상이 이 병과 연관이 있다고 이야기하겠죠. 그런데 그걸 설명할 만한 기질적인 질환이 없을 때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부릅니다.
스트레스가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소화가 안되고 속이 아픈걸까요?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궤양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점막을 보호하고 있는 점액의 생산이라든지 그쪽으로 가는 혈관의 분포가 떨어진다든지 하는 방어기전이 약해지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스트레스성 궤양이라고 여러 군데 다발성 위궤양이 생기고 출혈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인 경우는 만성 스트레스가 있고 이런 분들은 성격적으로도 좀 예민합니다. 이 스트레스로 인해서 위장운동이 저하되고 위장의 감각도 예민해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위는 제2의 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불안이나 우울, 심한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면 소화불량이 생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콩팥 위의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합니다. 활성화된 교감신경으로 인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지는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소화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를 줄여 위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고 위장의 연동운동을 떨어뜨려 각종 소화장애를 유발합니다. 따라서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해 트림을 자주 하거나 속 쓰림, 상복부 통증이 나타나고 오심이나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암이나 궤양만큼 큰 병은 아니지만 소화불량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특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큰 소리의 트림은 큰 고충 중의 하나입니다. 트림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과식하게 되면 위가 과도하게 팽창하게 되는 것인데 과도한 음식 섭취가 아닌데도 더부룩하다고 느끼니까 우리 몸의 방어기제가 트림을 하게 하는 겁니다. 트림을 하게 되면 일시적인 편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습관이 되니까 점점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가 오시면 트림한다고 근본적으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트림을 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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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화불량 어떻게 치료할까?
김교수는 약 처방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는 약물치료입니다. 식후 포만감이 심한 분들은 위장운동촉진제를 씁니다. 그 약을 쓰게 되면 위장운동이 촉진되니까 위기능이 좋아져서 음식물이 빨리 배출되게 도와주고 속 쓰림,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은 위산 배출이 늦으니까 통증을 느끼게 되는 건데 그럴 때는 위산분비억제제를 쓰고 증상이 호전됩니다. 그런데 이런 약제를 8주 이상 써도 증상호전이 없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때는 심리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항우울제를 씁니다. 항우울제에 반응하는 분들이 제법 있는데요 그런 분들은 이 약을 쓰면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1차 약물로 치료해도 속 쓰림이나 더부룩한 증상이 호전된다 해도 기능성 소화불량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반드시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돼야 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대원칙은 먹어서 불편한 음식은 안 먹는 게 좋습니다. 사람마다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이 다르므로 피하고 줄이는 게 좋습니다.
중독성이 강한 자극적인 음식은 재발을 부르는 주범입니다.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짠 음식은 피하는 게 좋고 지방이 많은 음식과 튀긴 음식은 안 좋습니다. 또 커피와 탄산음료도 좋지 않습니다.
소화불량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는 커피와 탄산, 밀가루 음식이 대표적입니다. 밀가루 음식을 먹게 되면 팽창하는 성질을 가진 글루텐 성분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위산을 계속 분비시켜 속 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그렇다면 소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탄산음료나 맥주는 왜 독이 되는 걸까요?
탄산을 먹으면 가스가 많이 생기고 일시적인 느낌은 좋겠지만 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또 술은 위점막을 손상시켜서 위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고 위암의 가장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음주는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과식은 위에 부담을 주므로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게 되고 또한 공복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고 위점막이 위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식하는 것과 규칙적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적절한 음식 섭취, 운동, 스트레스 관리 이런 생활패턴의 조절이 증상 완화에 굉장히 도움을 주게 됩니다.
속 쓰린 당신이 바꿔야 할 습관은?
위는 스트레스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요가나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위장 기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 위염,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세계 1위 위암 발생국인 만큼 위염이 위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으면 겁부터 먹기 쉬운데요. 장상피화생이 당장 위암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축성 위염들이 더 심하게 되면 선세포나 점막세포들이 파괴되고 없어집니다. 그런 다음에 이 세포들이 소장에 있는 세포나 대장에 있는 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장상피화생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만성 염증이 암이 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성위염이 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외국의 연구를 보면 위축성위염이 위암 발생률이 1년에 0.1% 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장상피화생은 1년에 0.3% 증가합니다. 10년이 지나면 3% 증가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 감염이 있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가 양성인 위축성위염 이 있으면 정상인 보다 위암이 생길 확률이 약 3~5배, 헬리코박터 양성인 장상피화생이 있으면 5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도 보고가 됩니다. 이런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이 연관되어 있는 게 헬리코박터이기 때문에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면 위축성 위염이 좋아지면서 암발생이 줄어들더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 위염환자가 많은 이유는 WHO 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헬리코박터 감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70%에 가깝던 감염률은 감소추세입니다. 문제는 여전히 10명 중 4명이 위암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
위염에서 위암으로 가는 고리를 끊을 방법은?
헬리코박터균의 정확한 명칭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 점막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을 말하는데요. 위궤양과 위염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의 발견은 20세기 의학계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으며 노벨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위는 위산에 의해서 강한 산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이 위 안에서 사는 방식이 아주 교묘하게 위산을 피합니다. 위도 근육이기 때문에 위산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이 손상을 막기 위해 위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위점막인데 이 위점막이 위세포를 다 코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 헬리코박터균은 이 점막 속에 파고 들어가서 점막 속에 숨어 있습니다. 또 헬리코박터 세균이 요소분해 효소를 분비하는데 점막에 포함되어 있는 요산을 분해해서 암모니아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자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그런 세균입니다. 이 헬리코박터균이 점막 속에 있으면서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겁니다. 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지 않으면 위궤양도 생기고 위암도 생기는 그런 병을 일으키는 것이죠.
헬리코박터균 제균을 위해서는 위산분비억제제와 항생제를 1~2주간 복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1차 치료에서 제균에 성공할 확률은 약 80% 정도로 만약 실패할 경우 약을 바꿔 2차 치료를 해야 합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여부는 간단한 호흡기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요소호기검사는 금식한 상태에서 먼저 날숨을 불어넣어 검체를 채취합니다. 이후 요소약을 복용하고 20~30분 뒤 한번 더 검체를 채취하는데요. 헬리코박터균이 남아있다면 요소를 분해하기 때문에 균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만성 위염과 궤양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지금까지 밝혀진 위염에서 위암으로 가는 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위암을 내시경으로 막는다?
김재준 교수는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조기 위암 내시경 시술을 도입한 선구자 중 한 사람입니다.
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소위 내시경 점막 박리술은 2000년대 초반에 도입이 됐습니다.
지금은 조기 위암뿐 아니라 위암 전구 병변인 선종까지 내시경 시술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만성 위염이 위암이 되는 과정
자극적인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거나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치료하지 않으면 위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합니다. 위축성 위염이 오래 지속되면 위 점막이 장의 점막과 유사하게 바뀌는 장상피화생을 거쳐 흔히 선종이라 일컫는 이형성증이 되는데요. 선종은 정상적인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암세포 형태를 닮아 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암이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선종 단계에서 절제한다면 암으로 가는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1. 불에 탄 고기나 생선, 훈제식품도 위암 발생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음식이 검게 타게 되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생겨 체내에서 장기간 머물며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햄, 소시지 같은 방부제 성분인 아질산염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위 안에 있는 세균에 의해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3. 흡연은 폐암과의 연관성만 떠올리지만 위암의 위험요인 중 하나입니다. 흡연을 하면 위와 십이지장을 잇는 괄약근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음식물과 소화액이 역류하게 되고 위 점막을 손상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와 직접 접촉하면서 위점막을 손상시키고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되도록 절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식을 저장하고 소화하는 우리의 위.
위암 예방의 지름길은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부터 차단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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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2022년 9월 16일 방송된 EBS1 '위염에서 위암으로 가는 고리를 끊어라' 편 김재준 교수님의 방송분을 기록한 글입니다.